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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대에 사랑하는 사람의 사망을 아이에게 설명하는 방법

아이들은 어른들과 다른 방식으로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다.

아이가 사랑하는 사람이 아플 때 숨기지 마라
아이가 사랑하는 사람이 아플 때 숨기지 마라 ⓒSasiistock via Getty Images

이파트의 10세 아들 레이얀은 그의 아버지 자말이 3월 휴가를 위해 영국으로 여행을 떠난 순간이 그가 마지막으로 아버지를 만나는 시간이 될 줄 꿈에도 몰랐다. 자말은 국경이 봉쇄되기 직전 일찍 집으로 돌아왔지만 격리됐다. 레이얀은 아버지를 다시 보려면 14일을 더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에 실망했다. 그리고 격리된 지 일주일 만에 자말은 열이 나고 마른기침을 했다. 그는 미각을 잃고 소화기 문제를 일으켰다. 검사 결과, 걱정하던 대로 그는 코로나19에 확진됐다.

자말은 45세밖에 되지 않았고, 기저질환도 없었지만, 일주일 이내 병원에 입원해야 했다. 이 무서운 시기에 이파트는 ”레이얀과에게 매우 정직하게 이야기하긴 했지만 가볍게 이야기했다. 아들이 알아야 할 사항은 말했지만, 자세한 내용은 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레이얀은 매일 아버지와 페이스타임(아이폰이나 아이패드로 영상통화 할 수 있는 기능)으로 만났지만 자말은 결국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다 사망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이파트는 레이얀에게  ‘어떤 일이 있어도 우리는 함께 이 일을 헤쳐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자말은 4월 10일 세상을 떠났다. 이후 이파트는 레이얀이 슬픔의 파도를 헤쳐나가도록 도왔다. 

코로나19 대유행 시작 이후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과도한 불안감을 주지 않기 위해 코로나19에 대해 아이들을 안심하게 하는 방식으로 설명해야 했다. 하지만 시간이 더 흐르고 사망자 수가 증가함에 따라, 이파트와 같은 부모들은 자녀들과 더 많은 어려운 대화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많은 가족이 이미 사랑하는 사람을 잃거나 지역 사회 구성원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거나 사망했고, 이를 지켜보는 어린이들도 두려움, 트라우마, 슬픔의 과정을 겪고 있다. 이럴 때 자녀 및 어린이에게 도움이 될 12개의 조언을 살펴보자.

 

1. 아이가 사랑하는 사람이 아플 때 숨기지 마라

아이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길을 잃고 혼란스러워하며, 마음속의 문제를 실제보다 더 나쁘게 만들 때가 많다. 아이들에게 상황을 설명할 때는 그들이 이해하기 쉽게 쉬운 언어를 사용하는 게 좋다. 미리 정보를 주면 아이들이 갑자기 사랑하는 사람의 사망 소식을 접할 때 충격을 막을 수 있다. 아이들은 어른의 슬픔, 불안, 두려움에 전염되기 쉽다. 아이들도 어른과 마찬가지로 사랑하는 사람의 사망 소식에 감정적으로 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

 

2. 자녀의 행동을 읽고 그들의 질문에 솔직히 답하자

아이들은 사랑하는 사람의 건강이 악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감정적인 반응을 보이게 된다. 어떤 어린이는 더 다양한 지식을 갖는 게 앞으로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에서 더 자세한 내용을 조사하고 질문한다. 반면 너무 많은 걸 알면 더 슬퍼하는 경우도 있다. 아이의 그 어떤 질문에도 당신은 기꺼이 대답할 용의가 있고, 무엇이든 함께 이야기할 수 있게 옆에 있을 거란 사실을 알려주라. 

 

ⓒkwanchaichaiudom via Getty Images
ⓒSasiistock via Getty Images

3. 아이마다 슬픔에 대처하는 방식은 다 다르다

아이들마다 사랑하는 사람의 병이나 죽음 소식을 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받아들인다. 임박한 죽음에 대해 알게 될 때부터, 상실감에 대해 알게 되는 순간부터 그 이후의 날과 달까지, 각각의 아이들은 그들의 나이, 성격, 상대와의 관계, 그리고 죽음이 그들에게 어떤 의미인지에 대한 그들 자신의 개인적인 인식에 따라 끊임없이 진화하는 반응을 보인다.

스트레스를 잘 견디는 아이도 있지만, 스트레스에 힘겨워하는 아이도 있다. 죽음의 첫 경험은 매우 강렬하다. 사랑하는 사람이 어떻게 사망했는지도 중요하다. 나머지 가족들이 슬픔을 어떻게 감당하느냐에 따라 아이들도 영향을 받는다. 부모는 이러한 상황에 정답인 감정이나 행동은 없다는 걸 아이들에게 알려줘야 한다. 슬픔은 이어지는 과정이지, 한순간에 끝나는 이벤트가 아니다. 어린이의 성향에 따라 어쩌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에서 벗어나는 데 며칠 또는 몇 년 이상 걸릴 수도 있다.

 

4. 만약 신앙이 있다면 종교적 설명이 도움이 된다

종교를 믿는 가정인 경우, 아이에게 종교적으로 설명하면 좀 더 쉽게 이해하고 위안을 얻을 수 있다. 이파트와 레이얀은 자말이 더 이상 고통받지 않고 천국에서 평화롭게 지내고 있다고 믿으며 위안을 느꼈다. 그들의 신앙에 따르면 사람이 고통받고 극단적인 경우로 죽으면 심판의 날 없이 천국에 간다. 그리고 그들은 비록 지금은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그의 죽음에 이유가 있다고 믿는다.

 

5.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의식으로 보여주라

자말의 가족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그를 위해 전통적인 방식의 장례식을 치르지 못했다. 대신 직계 가족 10명의 소규모 모임을 했다. 이파트는 ”예전 관례처럼 함께 기도하러 모스크에 갈 수는 없었지만, 장례식에서 종교적인 기도를 했다”고 말했다. ”아들이 관을 나르는 것을 도왔고, 관에 흙을 뿌렸다.”

오히려 장례식에 사람이 많이 안 모인 게 레이얀에게는 도움이 됐다. ”우리 가족이, 가족으로 함께할 기회가 됐다. 좀 더 친밀한 가족 경험이었다”고 이파트는 말했다.

물론 장례식에 가기 싫어하는 아이도 있으며, 그 의견도 존중해야 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있고, 다른 사람을 방해하지 않은 나이라면 장례식은 슬픔을 치유할 수 있는 자리다. 부모는 아이에게 장례식 과정을 미리 설명하고 뭘 할지 선택권을 제공해야 한다. 예를 들어, 만약 그들이 열린 관을 보거나 관을 땅에 내려놓는 의식에 참여하지 않길 원한다면, 그들의 선택을 존중하라.

 

6. 큰 장례식을 열기 어렵다면 디지털 추모를 열어보자

이파트와 레이얀에게 가장 힘이 된 건 그들의 친구, 가족, 그리고 공동체의 지지였다. 그는 ”자말은 농구팀을 지도했고, 동료들은 즉시 그에게 헌사를 했다. 많은 언론이 이 이야기를 소개했다”고 회상했다. ”그의 삶이 어떻게 그들에게 감동을 주었는지 개인적인 이야기를 아낌없이 공유해 주었다. 대부분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였다.” 디지털 추모 페이지는 사람들이 경의를 표하기 좋으며,  나중에라도 자녀와 함께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아이마다 슬픔에 대처하는 방식은 다 다르다.
아이마다 슬픔에 대처하는 방식은 다 다르다. ⓒNadezhda1906 via Getty Images

7. 사랑하는 사람을 잊지 않기 위한 대화

이파트와 레이얀은 가족으로서 함께한 좋은 시간을 계속해서 이야기하며 웃는다. 이파트는 아들과 이야기를 나눌수록 감정을 더 많이 표현한다며, 힘이 된다고 말했다. ”레이얀도 짧은 시간 많이 성장한 거 같다. 그는 나를 더 많이 안아주고 내가 그를 아끼는 만큼 나를 배려해준다”고 그는 덧붙였다.

 

8.  보호 행동으로 마음을 닫을 수 있다

아이들은 트라우마에 압도당하면 자신을 보호하려고 행동한다. 기본적인 생물학 용어로, 이건 환경의 위협에 대처하려는 유기체의 지혜다. (몇 살이든) 사람은 감정을 억제하는 데 한계가 있고, 개인마다 다른 능력과 대처 방법을 갖고 있다.

아이가 문을 닫고, 집착하고, 과도한 행동을 하고, 분노하는 모습은 감당하기 힘든 슬픔 앞에서 자기 보호의 행동이다. 부모는 이 점에 유의해야 하며 자녀에게 동정심을 가져야 한다. 아이에게 위안을 주고 만약 그들이 원한다면 더 많은 토론을 하라.

 

9.  코로나19 해결을 위해 모두 노력한다고 알려라

의료 종사자들이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아이들에게 알려라. 모든 사람이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규칙을 따르는 것이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힘들더라도 코로나19 확산을 멈추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란 걸 알려주는 게 좋다. 

사회적 거리두기과 위생 규칙을 따르는 것은 가족이 다른 사람을 안전하게 지키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한 가지 방법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과 위생 규칙을 따르는 것은 가족이 다른 사람을 안전하게 지키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한 가지 방법이다. ⓒProstock-Studio via Getty Images

10. 아이의 잘못이 아니란 걸 확실히 알려라

어린아이는 세상을 자기중심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질병이나 죽음의 원인이 되었을지도 모른다고 그릇되게 믿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은 자신이 손을 제대로 씻지 않아 부모님을 아프게 했다고 걱정할 수 있다. 어쩌면 그들은 부모에게 화가 나서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다음 엄마나 아빠가 아프게 되면 죄책감을 가질 수 있다.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생들에게 그들이 사랑하는 사람이 아픈 건 코로나19 때문이지 그들의 잘못이 아니란 걸 확실히 말해주자.

 

ⓒEsther Moreno Martinez / EyeEm via Getty Images

11. 전문가와 상담하라

많은 어린이가 가족과 공동체의 지원만으로 슬픔을 이겨내지만, 전문가와 상담해 보는 것도 추천한다. 일상으로 돌아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즐거움을 찾는 건 삶이 계속된다는 것을 뜻한다. 일상생활을 다시 하면 어린이가 안심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일상으로 돌아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즐거움을 찾으며 삶이 계속된다는 걸 보여주자. 대부분의 아이는 상실 후 몇 달 안에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아이의 집착, 수면, 식사 장애, 분노의 폭발, 깊은 슬픔은 모두 상실의 트라우마이다. 이러한 행동과 감정이 깊어지거나 몇 달 이상 지속한다면 전문가나 지원 단체를 찾아 상담을 받는 게 좋다.

 

12. 세상을 떠난 가족의 삶과 그들의 유산 기억하기

이파트와 레이얀은 자말을 추억하며 크라우드 펀딩 캠페인을 만들었다. 국경없는 의사회의 코로나19 대응 노력을 위한 기금 모금에 나선 것이다. 그들은 레이얀의 아버지가 캐나다에서 받은 훌륭한 공공 의료 서비스를 인정했고, 많은 나라에서 이런 종류의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거나 모든 사람들이 이용할 수 없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자말을 추억하며 유품 정리가 끝나면, 나무를 심을 예정이다,” 이파트가 말했다. 이는 그와 그의 아들에게 종교적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다. 자연에 주는 선물이며, 자말에게 경의를 표하고 그의 유산을 이어가는 방법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허프포스트 캐나다판 기사를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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