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과의 추가 비핵화 대화를 중단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15일 밝혔다. 또 그는 핵·미사일 시험발사를 계속 중단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김 위원장이 곧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타스통신과 AP통신에 따르면,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이날 평양주재 외국 대사들과 외신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평양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어떤 형태로든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제시된) 미국의 요구에 양보를 할 뜻이 없으며, 그와 같은 협상을 벌일 의사나 계획은 더더욱 없다”고 말했다.

최 부상은 김정은 위원장이 하노이 회담에서 미국이 보인 협상 포지션에 혼란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에 임할 의사가 있었는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의 비타협적인 요구 때문에 미국의 입장이 강경해졌다는 것. 

최 부상은 ”이번에 우리는 미국이 우리와 매우 다른 계산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매우 똑똑히 이해했다”고 말했다.

최 부상은 ”돌아오는 길에 우리 위원장은 ‘왜 우리가 이런 기차 여행을 다시 해야하지?’라고 말했다”고 소개하며 ”깡패 같은 미국의 태도는 결국 상황을 위험에 처하게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분명한 것은 미국이 이번에 황금 같은 기회를 날려버렸다는 것”이라며 ”왜 미국이 다른 설명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 우리는 전체 제재를 해제해달라고 요구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최 부상은 15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미사일 발사·핵실험 중단을 계속할지 여부는 김 위원장에게 달려 있다며 김 위원장이 조만간 ”입장을 분명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최 부상은 ”두 최고지도자의 개인적 관계는 여전히 좋고 합도 이상할 만큼 좋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우리 정부는 북미협상 재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최선희 부상의 발언만으로 현 상황을 판단할 수 없다”며 ”상황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남아 3개국을 순방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현재 마지막 순방국인 캄보디아에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한편 이날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패권주의자들이 뻔뻔하게 나서서 ‘영변+α’ ‘핵과 탄도미사일 포기‘의 일방적 요구를 내걸고 ‘일괄타결’ ‘빅딜’을 제창한다면 생산적인 대화는 이뤄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유아독존에 빠져 상대에게 그 무엇을 강요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패권주의자들이 앞으로도 주도권을 쥔다면 조미대화는 좌절을 면치 못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 내 대북 강경파에 휘둘리지 말 것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주문한 셈이다.

조선신보는 ”조선의 최고영도자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표명하는 대통령이 호상존중의 원칙에서 공정한 제안을 마련하고 올바른 협상자세를 가지고 문제해결에 임할 때 조미 쌍방은 비핵화를 향한 커다란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다”고 주장했다.